홍콩 초고층 빌딩 오르던 男 창문 두드렸지만 '추락사'

입력 2023-08-01 09:47   수정 2023-08-01 10:38



홍콩 초고층 빌딩을 오르던 남성이 사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랑스 출신 사진가 레미 루시디(30)은 지난 20일 홍콩 부촌 중 하나인 미드레벨 지역에 있는 고층 주거용 빌딩을 오르다 떨어져 사망했다.

경찰은 레미가 익스트림 스포츠를 연습하다가 사망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레미는 '레미 에니그마'라는 이름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운영해 왔고, 세계 곳곳의 고층 빌딩에 오른 인증샷을 게재해 왔다. 레미는 SNS 프로필 자기소개에서 사진가이며 홍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미는 17일 홍콩의 코즈웨이베이 타임스퀘어에서 찍은 야경 사진을 게재하며 자신이 홍콩에 있음을 알렸다. 경찰에 따르면 루시디는 이날 침사추이의 한 호스텔을 체크인했고, 23일 체크아웃할 예정이었다.

레미는 20일 오후 7시 30분 트레군터 타워 68층 펜트하우스 창문을 두드린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당시 가사도우미가 창가에 있는 레미를 발견하고 놀라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들이 도착하기 전 레미는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레미 주변에는 익스트림 스포츠 영상이 담긴 스포츠 카메라가 발견됐다.

레미는 이날 오후 6시께 해당 빌딩에 도착했고, 경비원에게 49층에 있는 친구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보안 카메라 영상에는 레미가 49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최상층 계단에서 발견되는 모습이 찍혔다. 이후 경비원은 잠겨있던 최상층 문이 강제로 열려 있는 걸 발견했다.

한 소식통은 SCMP에 "레미가 익스트림 스포츠를 연습하다 펜트하우스 밖에 갇혀 있었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창문을 두드린 후 추락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레미가 머물렀던 호스텔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그는 자신을 홍콩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라고 소개했다"며 "휴가차 홍콩에 온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어딜 갈 예정이냐고 묻자, 산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오면 등산을 많이 하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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